독서하리 첫 참석
독후감 말고 독서모임 후기
- #book
본 포스트는 "독서하리" 독서모임 참석 후기입니다.
독서하리 첫 참석
오늘 독서하리에 처음 참석했습니다. 개인적인 참가 동기는 단순히 '책을 많이 읽을 계기를 만들자'였습니다. 지금 돌아보면 꽤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 신청 버튼을 눌렀던 것 같습니다. 오늘 아침에 즉흥적으로 참가를 마음먹었고 책을 만만하게 봤던 탓인지 아쉽게도 완독을 하지 못하고 참석하게 됐습니다…만, 다양한 분들의 소감과 해석을 들으며 '이래서 책보다 사람에게서 배우는구나' 싶을 만큼 배움이 큰 자리였습니다.
새삼 다시 느끼는 고전의 위력
알베르 카뮈의 '이방인'은 여러 곳에서 회자될 만큼 유명한 고전이고, 짧지만 강렬하고 많은 함의를 가진 작품으로 느껴집니다. 주인공은 총을 한 발 쏩니다. 그리고 잠시 뒤, 네 발을 더 쏩니다. 어째서 그랬을까요? 언뜻 피상적이고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이 질문에서 출발해 모임에선 허무주의 혹은 무의미 혹은 체념을 이야기했습니다. 그 목적이 확인사살이었건 그 무엇이었건, 어떤 해석이든 저마다의 자리가 있다고 느꼈습니다. 그만큼 깊이 있는 고전은 다양한 해석을 품을 여지가 있고, 책에 대한 해석은 결국 읽는 사람의 몫입니다.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"독서하리"에 그 해석들이 쉽게 오고 갈 수 있는 문화가 이미 조성되어 있었다는 점, 그리고 실제로 그 오고 감 속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걸 목격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.
귀와 입으로 하는 병렬독서
또 한 편,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이니 '이방인' 외에도 관련된 많은 책들이 대화에 등장했습니다. 저는 읽지 않았지만 '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'도 많이 언급되었고, 사르트르와 니체를 비롯한 철학자들도 언급되었습니다. 독서하리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저는 알 수 없지만, 충분한 모임 히스토리를 가진 자리에서 "이전에 읽었던 책"이 불려 나오며 사고가 확장되는 장면은 꽤나 신선했습니다.
삶을 통해 드러나는 진짜 인문학
책 이야기만 나눈 것은 아니었습니다. 오히려 책 자체보다 그 주제와 맞닿은, 참석자 분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서로 묻고 귀 기울였던 것 같습니다. 종교적 가치에 대한 회의와 고민, 죽음에 대한 생각 등등. 책만 붙들고 있어서는 그 물음을 나에게 되돌리기 어렵습니다. 모임에서는 책이 던지는 질문을 사람의 목소리로 직접 듣게 됩니다. 그리고 나의 대답은 다른 사람의 대답을 통해 다시 한번 확장됩니다. 활자 밖의 세상에서 얻은 영감들이라 그런지 더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.
다음 주에도!
이게 초심자의 행운일까요? 아침에 즉흥적으로 가입하자마자 참가 신청했던 제가, 완독도 하지 못했던 제가 이렇게 많은 걸 얻어가도 될는지 모르겠을 만큼 과분하게 많이 배워 갑니다. 별일 없는 한 다음 주도 참석해 볼 생각입니다. 덕분에 즐겁고 뜻깊은 시간 보내게 되어, 참석자 분들을 비롯하여 이런 기회를 열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.
